주말 골퍼들의 필드에서의 최고 고민을 꼽으라면 단연 훅과 슬라이스일 것이다.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이 호쾌하게 뻗어나가지 못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것만큼 골퍼에게 큰 고민이 있을까.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골프볼이 등장, 입소문과 함께 골퍼들의 이목을 끌고 있어 화제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05년부터 미국에서 재생산되기 시작해 국내에서 수입·판매(www.polara.co.kr)되고 있는 골프볼인 폴라라(Polara)가 그 주인공이다.

폴라라는 훅과 슬라이스로 고민하고 있는 주말 골퍼들의 고민을 50%이상 덜어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훅과 슬라이스를 50% 이상 줄여 준다는 뜻이다. 우연히 또는 지인의 소개로 폴라라를 접하고 효과에 맛들인 뒤 다른 볼을 쓸 수가 없다는 게 입소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IBM 화학자가 개발해/

볼의 비밀은 딤플 디자인에 있다. 

볼을 지구에 비교했을 경우 적도 부근에 해당하는 중앙 부위 딤플은 일반 볼과 같은, 표준에 해당하는 정상적인 깊이다. 그러나 지구의 남·북극에 해당하는 양극부분 딤플의 깊이는 표준보다 얕다. 

바로 이 차이가 훅이나 슬라이스를 야기시키는 측면 회전력을 감소시키고 볼이 끊임없이 중심축을 잡으며 똑바로 날려고 하는 ‘자가 방향수정기능(Self-Correcting)'의 힘을 갖게 해준다는 것이다. 

본래 폴라라는 1977년 골프를 전혀 칠 줄 모르는 IBM의 한 화학자와 산호세 주립대학교 물리학자의 호기심에서 만들어졌다. 폴라라는 생산 첫해 아마추어 골퍼에서 시작해 투어프로들에게까지 급속히 인기를 얻어갔다. 

그러자 미국프로골프협회(USGA)가 제동을 걸었다. ‘공중에서 공의 변화를 막기 위해 딤플의 깊이는 일정해야한다’는 규정을 만들어 투어프로들이 폴라라를 사용할 수 없게 한 것이다. 폴라라가 골프의 기술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골프기술 줄인다” 사용금지/

업체는 1978년 소송을 걸었지만 지루한 법정싸움은 1985년까지 이어졌고 초기 폴라라 볼은 미 골프계의 역사로만 남았다. 

마치 핑의 핑아이2 아이언과 웨지를 둘러싼 ‘그루브 논쟁’처럼 골프공 기술에 대한 숱한 에피소드를 남긴 채였다.

그러다 2005년 미국의 몇몇 투자가들이 이 볼을 눈여겨 보았다. 이들은 굳이 볼의 사용처를 투어프로용으로 할 필요가 있느냐는 점에 의문을 가졌다. 그저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의 볼로 남으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USGA와 부딪힐 필요조차 없었다. 

이들은 폴라라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최초 발명자들로부터 볼의 특허권을 사들였다. 원활한 제품 생산과 마케팅을 위해 파운스 스포츠(Pounce Sports)사라는 회사도 설립했다.

공동 설립자 앤디 게섹(Andy Gesek)의 지론은 간단 명료하다. 

“90타 이상을 치고 강습을 받으러 갈 시간이 부족하며 공을 쫓아 다니느라 지친 사람들을 위해 폴라라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는 2005년 미국에서 국가적으로 공인받고 있는 골프연구소(Golf Laboratories)에 폴라라에 대한 공학적 테스트를 의뢰해 그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검증받기도 했다.

아마추어용으로 재생산/

이에 자신감을 얻은 파운스사는 2010년 기존 2피스보다 강력한 3피스 볼‘Polora 3p'를 선보였다. 기존 2피스 볼보다 △부드러운 타구감 △탁월한 방향성 △비거리 향상 △퍼팅라인 표시를 통한 정확성 보완 △뛰어난 웨지 샷 컨트롤 등에 초점을 맞춘 신제품이다.

핸디가 18이라는 중소기업 대표 김종태(47)씨는 “우연한 기회에 접한 폴라라 볼을 가지고 별 기대 없이 라운딩을 했었다”면서 “그 때 툭하면 OB가 나던 드라이버가 18홀 내내 한번도 페어웨이를 벗어나지 않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폴라라 마니아가 됐고 친구들과 내기게임을 할 때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지만 친구들에겐 비밀로 하고 있다”고 귀뜸했다.